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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떠나보낸 내 아내 이야기 (펌글) |
 조회 : 1,970  추천 : 16 |
 http://blog.daum.net/simon3248/12219570 [5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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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야기라고 하네요..
참 감동적이구요... 공기의 소중함을 잊고 살듯 아내의 소중함을 잊고 살지 않았나 회개가 됩니다. 아내의 소중함을 가끔은 표현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되네요.. [줄거리] 저만치서 허름한 바지를 입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방걸레질을 하는 아내.... "여보 점심 먹고 나서 베란다 청소좀 같이 하자" "점심 약속있어" 해외출장가 있는 친구를 팔아 한가로운 일용일, 아내와 집으로부터 탈출하려 집을 나서는데 양푼에 비빔밥을 한 숟가락 가득 입에 넣고 우물거리던 아내가 나를 본다. 무릎나온 바지에 한쪽 다리를 의자위에 올려놓은 모양이 영락없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아줌마 품새다. "언제 들어 올거야?" "나가봐야 알지" 시무룩해있는 아내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가서, 친구를 끌어 모아 술을 마셨다. 밤 12시가 될 때까지 그렇게 노는 동안, 아내에게 몇번의 전화가 왔다. 받지 않고 버티다가 마침내는 배터리를 빼 버렸다. 그리고 새벽 1시쯤 난 조심조심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내가 소파에 웅크리고 누워 잇엇다. 자나보다 생각하고 조용히 욕실로 향해는데 힘없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렷다. "어디 갔다 이제 와?" "어 친구들이랑 술 한잔...... 어디 아파?" "낮에 비빔밥 먹은게 얹혀 약 좀 사오라고 전화했는데....." "아.... 배터리가 떨어졌어. 손이리 내봐" 여러번 혼자 땄는지 아내의 손끝은 상처투성이였다. "이거 왜 이래? 당신이 손 땄어?" "응 너무 답답해서....." "이 사람아! 병원을 갔어야지! 왜 이렇게 미련하냐?" 나도 모르게 소리를 버럭 질렀다. 여느 때 같으면 , 마누라한테 미련하냐는 말이 뭐냐며 대들만도 한데, 아내는 그럴 힘도 없는 모양이었다. 그냥 엎드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쉬기만 했다. 난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졌다. 아내를 업고 병원으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내는 응급실 진료비가 아깝다며 이제 말짱해졌다고 애써 웃어 보이며 검사받으라는 내 권유를 물리치고 병원을 나갔다. 다음날 출근하는데, 아내가 이번 추석 때 친정부터 가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노발대발 하실 어머니 애기를 꺼내며 안된다고 했더니 "30년 동안, 그만큼 이기적으로 부려먹었으면 됐잖아. 그럼 당신은 당신집 가, 나는 우리집 갈 테니깐" 큰소리친 대로 아내는 추석이 되자, 짐을 몽땅싸서 친정으로 가 버렸다. 나 혼자 고향집으로 내려가자, 어머니는 세상천지에 며느리가 이러는 법은 없다고 호통을 치셨다. 결혼하고 처음 아내가 없는 명절을 보냈다. "당신 지금 제정신이야!" "여보 만약 내가 지금 없어져도, 당신도 애들도 어머님도 사는데 아무 지장없을 거야. 나 명절 때 친정에 가 있었던 거 아니야. 병원에 입원해서 정밀 검사 받았어. 당신이 한번 전화만 해봤어도 금방 알수 있었을 거야. 당신이 그렇게 해주길 바랐어" 아내의 병은 가벼운 위염이 아니었던 것이다. 난 의사의 입을 멍하게 바라보앗다. 저 사람이 지금 뭐라고? 전이될대로 전이가 돼서 더 이상 손을 쓸수가 없다고? 삼개월 정도 시간이 있다고........ 지금,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아내와 함께 병원을 나왔다. 유난히 가을 했살이 눈부시게 맑았다. 집까지 오는 동안 서로에게 한마디도 할수가 없었다. 엘리베이터에 탄 아내를 보며, 앞으로 나 혼자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에 돌아가야 한다면 어떨까를 생각했다. 문을 열었을 때, 펑퍼짐한 바지를 입은 아내가 없다면, 방걸레질을 하는 아내가 없다면, 앙푼에 밥을 비벼먹는 아내가 없다며, 술 좀 그만 마시라고 잔소리해주는 아내가 없다면, 나는 어떻해야 할까....... 아내는 함께 아이들을 보러 가자고 했다. 아이들에게는 아무말도 하지말아 달라는 부탁과 함께.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은, 갑잡기 찾아온 부모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살가워하지도 않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부에 관해,건강에 관해, 수없이 해온 말들을 하고있다. 아이들의 표정에 짜증이 가득한데도, 아내는 그런 아이들의 얼굴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만 있다. 난 더 이상 그 얼굴을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밖으로 나왔다. "여보 집에 내려가기 전에...... 어디 코스모스 많이 피어있는데 들렀다 갈까?" "코스모스?" "그냥.... 그러고 싶네. 꽃 많이 피어있는데 가서. 꽃도 보고, 당신이랑 걷기도 하고......" 아내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이런걸 해보고 싶엇나보다. 비싼 것 먹고, 비싼 것 입어보는 대신. 그냥 아이들 얼굴을 보고, 꽃이 피어있는 길을 나와 함께 걷고..... "당신 바쁘면 그냥가고......." "아니야 가자" 코스모스가 들판 가득 피어있는 곳으로 왔다. 아내에게 조금 두꺼운 스웨터를 입히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여보 나 당신한테 할 말이 있어." 뭔데 "우리 적금 올 말에 타는거 말고, 또 있어. 3년 부은거야. 통장은 싱크대 두번째 서랍 안에 있어. 그리고.... 나 생명보험에도 들었거든. 재작년에 친구가 하도 들라고 해서 들었는데, 잘했지 뭐! 그거 꼭 확인해 보고....." "당신 정말...... 왜 그래 '"그리고 부탁 하나만 할게. 올해 적금타면, 우리 엄마 한 이백만원만 드려. 엄마 이가 안 좋으신데, 틀니 하셔야 되거든.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오빠가 능력이 안되잖아. 부탁 해"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아내가 당황스럽워하는걸 알면서도, 소리내어 엉엉엉..... 눈물을 흘리며 울고 말았다. 이런 아내를 떠나보내고..... 어떻게 살아갈까...... 아내와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아내가 내 손을 잡는다. 요즘 들어 아내는 내 손을 잡는걸 좋아한다. "여보 30년 전에 당신이 프러포즈 하면서 했던 말 생각나?" "내가 뭐나 그랬는데......" "사랑한다 어쩐다 그런 말 닭살 맞아서 질색이라 그랫잖아?" "그랬나?" "그 전에도 그 후로도, 당신이 나보고 사랑한다 그런적 한번도 없는데, 그거 알지? 어쩔 땐 그런 소리 듣고 싶기도 하더라." 아내는 금방 잠이 들었다. 그런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나도 깜박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커튼이 열린 창문으로 아침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잇었다. "여보..... 장모님이 나 가면 좋아하실텐데..... 여보 안 일어나면, 안간다! 여보 여보.......? 좋아하면 일어나야 할 아내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난 떨리는 손으로 아내를 흔들었다. 이제 아내는 웃지도, 기뻐하지도, 잔소리 하지도 않을 것이다. 아내 위로 무너지며 속삭였다. 사랑한다고........ 어젯밤에 이 이야기를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 |
글쓴이 : 
작성일 : 07-06-30 21:32
관리자 07-07-01 22:54
사랑한다 한번 해 주지 그사람 바보멍텅이구만
김재필 07-07-07 19:12
가슴이 찡하고 슬프네요.
요즘 꼭 내일 처럼 느껴져서 더욱 그렇고... 집사님도 요즘 힘드실건데 그래도 용기 잃지말고.. 수년전 우리 장인 어른도 갑자기 아파서.. 그 후로.. 그래서 더욱 집사님 가정이 생각나요 힘내세요~!! 이준식 07-07-12 11:43
가슴이 아픕니다. 손권사님 말씀대로 있을때 잘해야 하는데...
우리 수정가족 모두다 건강하게 사셔서 이런 아픔 나누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오종숙 07-07-13 01:11
마음이 아프네요 집사님 ...
그래요 왜 우리는 그렇게 곁에있을때 소중 함을 모를까요. 밖에 일도 중요하지만 가족도 한번 돌아볼수있는 여유를 가지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소중히 생각하고 실천해보기로해요 ..주안에서 항상 가족과함께 ...건강과 축복이넘치시길... 공정민 07-10-01 09:44
제가 원래 눈물이 많긴 한데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제가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내가 갑자기 사라지면 내 아이들을 나처럼 사랑해주면서 키워 줄 사람이 있을까? 없을 것 같아요. 남편은 어른이니까 상관없을 것 같은데 아이들이 문제더라구요. 그래서 더욱 건강챙기고 적어도 우리 딸이 시집가고 30살이 될때까지는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적어도 그 정도는요. (간강검진 아직까지 하지 않고 있음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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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숙 07-07-01 21:03
집사님도 힘드시겠지만 홧팅!!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