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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그리워하며... |
 조회 : 1,669  추천 : 0 |
   사랑하는 할머니!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할머님께 고맙고 슬픈 마음에 편지를 써봅니다. 할머니, 사랑하는 할머니! 늘 자애로운 모습으로 우리를 아낌없이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태어났을 때 엄마가 많이 아프셔서 할머님께서 절 돌봐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땐 우유가 없어서 미숫가루를 먹여서 키우셨다고 웃으면서 말씀해주셨는데.. 그래도 “세라는 아프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잘 자고 잘 놀았다구요” 제 어릴 적 기억속에서도 할머니는 일이 많으셨어요. 할머니는 혼자 밤늦게까지 봉황 밭에서 김을 메셨지요. 그런 할머니께 “이제 집에 가자”며 많이 보채며 울었었는데... 제가 좀 더 커서는 아침에 따뜻한 우유 한 컵을 가져와서 절 깨우며 얼릉 일어나 학교 가라구요. 시집갈 때는 쌈지돈으로 냉장고도 사주셨는데.. 고마움도 모르는 철부지는 그렇게 할머니의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자랐습니다. 그래두 할머니 제가 침대 양보하고 바닥에서 잤잖아요. 그리고 목욕탕도 같이 다니면서 맛난 것도 먹었구요. 결혼해서는 할머니 좋아하는 요플레 사가지고 집에 들어서면서 “할머니! 세라 왔어요” 하면 언제나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시던 할머니를 이제 볼 수가 없다는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할머니! 할머니께서 살아오셨던 만큼 엊그제는 세찬 바람이 불어 마음이 더욱 아팠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따뜻하고 포근한 날입니다. 딸 네명을 낳으시고 남모르게 흘리시던 눈물 어찌 다 알 수 있겠어요.. 큰아들 이어 둘째 아들을 낳으시고 세상을 다 얻은 기쁨으로 살아오셨는데 그 기쁨도 오래가지 못하고 오십 오세에 사랑하는 남편을 여의고 과부라는 멍애를 메고 모진풍파 다 겪으시며 6남매를 잘 키워 오신 할머니가 자랑스럽습니다. 아들들을 국가공무원으로, 목사로, 지역사회를 아름답게 이끌어가는 자녀들로 우뚝 서게 하신 할머니는 위대하셨고 어머니로서의 사명을 다해 오신 자랑스러운 여인이셨습니다. 유달리 몸이 약하시고 골다공증이 심하셔서 살짝만 다치셔도 손목, 팔, 다리 여러 번 골절되셔서 엄마는 할머니를 위해 뼈에 좋다는 약 다해드리시고 두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할머니를 모시고 산다고 좋아하셨던 우리 엄마.. 잘해드린 것 보다는 못해드린 것만 생각난다며 울고 있는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그치지 않네요. 목사아들 교회 건축할 때 어려운 사정을 아시고 끼고 있던 금반지와 목걸이를 며느리 손에 쥐어 주시며 보태 쓰라고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신앙의 본을 보여주셨던 할머니,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딸걱정.. 어촌에 시집보낸 딸걱정.. 남자들도 힘들어하는 농사일과 젖소 키우는 딸 걱정.. 서울에서 공무원하는 아들 며느리 걱정에 시골을 고집하셨던 할머니. 목회하는 아들에게 짐이 될까봐 끝가지 조심하시며 막내 사위와 살아오신 할머니. 아빠가 늦게 들어오시면 호통치셨던 할머니, 그래도 아빠는 “다른 사람 핸드폰 번호는 못 외워도 나 핸드폰 번호는 외우신다”고 웃으며 자랑삼아 이야기 했지요. 손자, 손녀, 증손주들이 집에 들어오면 아파계시다가고 벌떡 일어나셔서 안아주시고 기뻐하셨던 할머니.. 오늘 그들이 할머니의 영정 앞에 다 모였습니다. 할머니, 다시한번 “세라야, 세진아, 세윤아...승룡아, 승현아, 샤론아, 주은아” 하고 한번 불러봐주세요.. 막내딸 결혼하여 살집이 없어 전씨집 문간방에서 살게 될 때 안타까워 하셨던 할머니의 마음을 다 알 수 없지만 시집가서 살아보니 친정엄마 마음이 어쩌다는 걸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믿음으로 잘 살아오신 엄마 아빠가 할머니와 30년이 넘도록 함께 살아오면서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모습을 보고 저는 많은 걸 배웠답니다. 그리고 할머님께서 4년전에 많이 편찮으셔서 우리를 많이 놀라게 하셨는데. 그게 큰이모께서 신앙생활 안하시니까 하늘나라 못가겠다고 하시며 큰이모를 전도하여 교회로 인도하는 계기가 되었지요... 며칠 전 외할아버지 추도식때 모든 자녀 만나시고 최목사님 찾으셔서 기도받으며 목사님 자주 교회 못가 미안하다며 손잡고 따뚝따뚝해주신 할머니. 내가 최목사 몰라보는 바보가 아냐 하며 끝까지 자녀들에게 실수하지 않으시려고 애쓰시던 모습이 선합니다. 최목사님, 아들 목사님께서 기도해 주실 때마다 평안한 얼굴 표정을 오랫동안 지니셨던 할머니의 그 모습이 그립습니다. 교회일로 집안일로 가족들이 집을 비우게 되면 “또 아디가냐 얼릉 와라 또 나가냐” 그리도 애타게 기다리시던 할머니. 이제는 기다림도 외로움도 없는 천국에 가셨지만 저희는 너무도 슬프기만 합니다. 제가 잡았던 할머니 손은 너무도 따뜻하고 부드러웠는데 어쩌죠.. 늘 웃으며 사랑으로 대해주셨던 할머니의 모습을 이제는 뵐 수 없으니 섭섭하고 허전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할머니! 평안하시지요. 그래서 제 마음도 편안합니다. 할머님께서 저 천국에 가셔서 예수님과 함께 계심을 믿기 때문에 한편으론 기쁜 마음입니다. 이렇게 좋은 봄날 아픔도 외로움도 없는 곳. 천국에서 천사의 수종을 받으시며 평안히 쉬고 계실 할머니를 생각하며 위로를 받으렵니다. 할머니! 영원히 사랑합니다. 2012년 4월 5일 할머니가 너무도 그리워 슬픈 손녀딸 세라 올림 |
글쓴이 : 
작성일 : 12-05-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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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잠깐 사는 동안에도 우리는 오직 믿음만이 우리가 살아가는 길임을 ...
떠나보면 알 것입니다..떠나보내보면 생각이 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