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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태어난 즈음에.........시한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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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가 애를 배도 할말이 있다고
그의 어미는 날 받아 놓은 신부였다. 돌로 칠 만도 한데 분노도 없이 조용히 끊고자 했던 그 아비도 보통 남자는 아니었던 것 같다. 순결한 어미의 결단과 선한 아비 순종함으로 그는 태어났다. 왜 하필 이 추운 동지섣달 이란 말인가 어차피 비단 금침에 산파 불러 물 끓여 올리지 못할 바에야 부러 한뎃잠 청하는 여름도 아니고 신선한 바람 좋은 봄 가을 피해 그렇게 극적일 필요가 있었을까 어설픈 마구간 벽 사이 황소바람에 내 어깨가 시려온다. 유대 하늘 아래 어미의 생명 같은 어린 아들 다 죽이고 그 울부짖음으로 하늘은 들끓었다 그렇게 성탄절은 처절하게 시작되었다. 기쁘다 구주 오신 줄 알 수가 없던 사람 들에게 성탄절은 저주처럼 온 것이다. 연한 어린 새순같이 총기 있게 자라던 그도 가족이 원수가 될 수 있다고 말 한 것을 보면 갈등이 많았을 게다. 어찌 그 아들을 다 이해 할 수 있었으며 그 형을 다 알 수 있었으랴 그래서 그는 선인장 같은 우리 집도 다 이해 할 거다. 그런 그가 온 세상을 형제 자매 삼아 한 식구로 묶어 버렸다. 귀신을 쫓고 그가 들은 소리는 '떠나라' 는 것이었다. 돼지떼가 전부였던 그들에게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그는 너무도 위험했다. 싹부터 잘라버려야 할 혁명 분자였다. 다가오는 죽음을 준비하며 얼마나 두려웠을까 피 해 가고 싶었을 게다. 앙상한 다리 사이 머리를 묻고 수없이 혼자 울며 기도했다. 중보의 기도가 필요했다. 그때 같이 기도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쏟아지는 잠을 견딜 수 없었던 제자가 야속 했어도 육신이 약해서 그렇다고 그 마음 은 다 안다며 위로마저 아끼지 않았다. 평생 변변한 효도 한번 못했을 그는 아들 앞세워 보내는 늙은 어미 가슴에 묻 힐 때 제자 손잡고 부탁하며 얼마나 울었을까 그 눈물이 내 가슴에 떨어진다. 십자가를 보고 다 나가 떨어진 제자들 사이 힘없이 그물을 내리는 내가 있다 그리고 조용히 고기를 굽는 그가있다. 나의 배반에 단 한번의 눈 흘김도 없이 오늘도 그가 나를 먹이신다. 제자들은 그가 십자가에서 정말 그렇게 죽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 했을 게다. 죽은 나사로를 살리고 무리를 다 먹이고도 남긴 스승을 따라 다니다 보면 훗날 한 자리 하리라 손익 계산이 끝났을 게다. 그가 죽고 나서야 그들은 제자가 되었다. 나도 그랬다. 올해도 그는 다시 태어나 내 눈이 되고, 너의 입술이 되고, 우리의 심장이 되어 있다. 그가 태어난 즈음에 그의 죽음과 부활이 더욱 절실해진다. ...국민일보의 한페이지서... |
글쓴이 : 
작성일 : 05-12-24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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